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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유학생활_공부법2 (이공계를 위한)_공부친구

독일생활

by The 1975 2022. 5. 1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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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개인적으로 느낀 독일 대학에서 공부하는 것이 어떤지 조금 기록해 봤다. 그런데, 독일에서 공부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게 또 하나 생겨서 개인적으로 남기기 위해서 글을 또 써 본다. '공부친구', 거창하게 말하자면 '사회적 활동으로서의 학습'이다. 

#각 수업마다 공부친구를 만들어라

우선 대학교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게 뭔가?

공부하고, 이해하고, 시험에서 좋은 답을 하는 것이다.
그럼, 시험에서 좋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 그냥 수업들은 걸 기반으로 혼자 책만 보고 공부하면 될까? 안된다. 물론 한국에서 이미 이 분야에 대해 파악을 다 마치고 오신 분이라면 상관 없다. 하지만 수업을 들어도 감이 잘 안잡힌다는 상태라면 독일에서 혼자 공부해 나가는 건 좀 힘들다. 그렇게 해도 되는데, 사서 고생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도 되고..

지식의 습득이라는 것은 단순 암기가 아닌, 보다 복잡한 태도(attitude)의 형성 과정
두 사람이 똑같이 수업을 듣고 공부했는데, 어떤 사람은 시험문제에 대한 포인트를 이해하고 답을 잘 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문제의 포인트를 이해하지 못하고 약간 아쉬운 답을 낸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공부한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그럼 이해한다는 것은 뭔가? 어떤 지식이 전체 내용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지식과 지식간의 연결고리를 이해하는 것이다. 그리고 어떤 부분에 쓰이는지 아는 것이다. 이 지식이 어디까지만 사용되고 여기서부터는 사용되지 않는지 그 경계와 한계를 아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지식을 이해하고 머리 속에 집어 넣는 다고 되는게 아니다. 바탕에 깔린 지식을 바라보는 Attitude(태도)의 문제이다.

 

나의 개똥철학
'지식의 습득은 사회적인 것이며 단순히 일차원적으로 지식을 외우는 문제가 아니다' 라는 것인데, 만약 현재 나의 문제가 지식을 아냐 모르냐의 문제라면 그것은 아직 목표점까지 첫 발자국도 떼지 못한 것이다. 어떤 분야이던지 고급 퍼포먼스를 보여줄 수 있는 포인트는 그 지식을 어떤 방식으로 엮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지식에 대한 태도를 반영한다. 태도는 어떤 지식을 더 강조하며, 무엇을 선별해서 어떻게 조합해야 하는 지 아는 것을 포함한다. 이걸 알아야 해당 과목, 학문의 성격에 맞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 즉 얼마나 많은 지식을 가졌냐의 문제에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간 사회적 학습의 영역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건 그 학문의 사회적 커뮤니티에 속해 사람들과 상호작용하면서 생겨날 수 있는 것이다. 

 

한국과는 분명히 다른 독일의 교육 환경
한국처럼 4시간 자면서 인강 듣고, 문제집, 책 드립다 파면서 열심히만 살았더니 성공했다. 라는 합격수기들을 많이 본다. 하지만 독일은 이런 나라 아닌 것 같다. 확실히 아니다. 오히려 너무 열심히 살면 잘 안된다. 이유는 잘 모르겠다. 그렇다고 뭐 놀면서 잘 할 수 있는 나라다 그것도 아니다. 독일에는 한국처럼 일타강사가 없다. 하지만 한국은 학생들은 가만히 앉아서 강의 잘하는 사람이 쫙 풀어서 쉽게 설명해주는거 그대로 따르면서 하면 무언가를 얻게되는 그런 사회 아니다. 물론 여기도 한국처럼 엄청 꼼꼼하게 가르치는 분도 계시다!! 가뭄에 콩나듯이. ㅋ 대부분 대학교수님들은 잘 못가르친다. 티칭스킬이 정말 아니다. 목소리 톤, ppt 만드는 것.. 어쩜 이렇게 학생머리에 쏙쏙 들어가게 잘 하지 못하시는지! 독일 대학 교수님들은 "공부는 학생의 몫, 나는 그냥 가르치기만 하면된다. 잘 알아듣느냐 아니냐는 너희들 몫임" 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기 때문에 공부친구, 과제친구가 꼭 필요하다. 한국은 일타강사들이 수업내용 꼭꼭 씹어서 넣어주는 것을 돈을 주고 소비한다. 독일은 공부친구들이 모여 그 과정을 대신한다. 독일은 확실히 소비의 나라는 아니다. 교수님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것을 과제친구들과 만나 1-2시간 서로 머리를 맞대고 문제를 풀면서, 서로 모르는 것을 가르쳐주면서 스스로 지식의 지도를 채워가야 한다.

 

공부하는 것은 결국 사회적 활동
공부친구와의 활동의 장점중 하나가 무엇이냐? '독일애들이 이렇게까지 공부하는구나'를 알 수 있다. 뭐 걍 독일애들 파악하고 싶어서가 아니다. 이것은 다 나에게 유용한 정보가 된다. 독일에서/ 이 대학에서/ 이 수업에서 어느 정도까지 해야 평균은 가겠구나 라는 것을 파악할 수 있다. 독일애들의 퍼포먼스와 비슷해 지도록 머리속에서 계속 떠올리고, 그것을 기준점으로 삼고 공부하고 연습하면서, 나의 수행 정도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나도 그 그림에 가까워지는 것이다. 이번에 드라마 2521로 백상에서 티비부분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받은 김태리식으로 말하자면, '같이 공부하면서 그들의 태도를 훔쳐먹어라.' 이것은 단지 대학내의 일에 국한 되지 않는다. 이것을 바탕으로 독일 사회에서 좀 더 잘 받아들여질 수 있는 나의 모습, 더 상위 목표도 제대로 올바르게 설정할 수 있다. 그래야 공부가 되지 않겠는가? 생각해보자 아무리 상아탑안에 갖혀서 연구만하는 분야라도, 결국 학문이라는 것은 사회적 활동이다. 학회(Academic society)가 있고 그 안에서 여러 사람이 연구 방법, 연구태도, 연구를 사랑하는 마음 등을 서로 나누고 교류하면서 그 사회적인 활동의 결과로서 학문적 결과가 나오며, 그것이 그 안에서 만들어진 기준으로 평가되고, 발전하는 것이다. 여담이지만 이 사회적인 활동이 학문적 주류 커뮤니티가 어디인지를 결정하기도 하며, 한번 결졍된 주류 커뮤니티에 의해 한 동안의 그 분야의 학문적 색깔이 정해지기도 한다. 예를 들면 천체물리학에서 메인스트림을 이끄는 주류는 미국이다. 왜냐면 허블 이후에 우주배경복사이론이 미국에서 나왔고, 천체물리학의 흐름은 그것을 따르고있다. 물론 이것도 이론이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을 뒤 흔들 엄청난 과학적 발견이 나오지 전까지 말이다. 그 철옹성 같은 그 주류 커뮤니티의 벽을 깨기란 힘들 수 있다. 심지어 과학하는 사람들도 스스로 객관적인? 학문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 과학기술 아카데미 조차 그냥 앉아서 진리만 추구하는 것이 아닌, 이렇게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활동의 산물이다. 그렇게 정해진 연구의 큰 흐름, 색깔을 연구주제 트렌드하고 하기도 한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
그러니 꼭 꼭 혼자 공부하지 말고 수업 마다 공부친구를 하나씩 만들어라. 내가 말하는 것은 단순히 어느 정도까지 지식을 암기해야하는지 아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수업을 듣고 공부한 학생이라는 “아카데믹한 그 무언가의 존재”가 되는 것의 문제다. 그 존재가 어떤 사람인가 하는 것을 사회적 활동을 통해 습득하고, 그대로 나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이 블로그에 오시는 분들중에 이걸 이해 할 사람이 있을까??이것은 혼자서 책을 보고 공부해서는 절대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 같은 것을 공부하는 사람들과의 사회적인 교류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는 것이다. 독일 친구가 아니라도 괜찮다. 인도나 중동 친구들도 괜찮다. 때로는 나보다 못하는 사람이라도 괜찮다. 공부친구가 나보다 못한다고 불평불만하지 말고, 상대가 잘하던 못하던 공부친구와 함께 하면 반드시 이 둘은 각자 현재 자기 위치보다 성장하게 되어 있다. 단순히 내가 친구에게서 얻어갈 수 있어서 좋은 것만은 아니다. 친구랑 서로 유대감이 생겨서 서로 돕기 위해 공부를 해가게 된다. 내가 더 못한다면 다음에 쪽팔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스스로 공부를 해가게 되고, 친구들끼리 어떻게 하면 좋은 답변을 내놓을지 고민하는 새에, 그 태도습득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그리고 과제를 그룹으로 하면 혼자할 때 보다 훨씬 쉽다. 훨씬 쉽게 갈 수 있는 길을 피하지 말자.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옛 속담 틀린 말이 없다.

독일은 확실히 국가의 전체적인 큰 흐름이 있지 않고 지역별, 또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끼리 커뮤니티를 만들고 그 속에서 교류하면서 배우고 성장하는 곳의 특징이 강한 곳이다.
그래서 더더욱 독일에서 공부를 혼자서 하면 절대 안된다. 특히 외국인 학생은 더욱더 그렇다.
여러 나라를 다녀본 결과, 연구주제의 성격도 나라마다 조금씩 색깔이 다르다. 그 나라의 문화의 산업의 특징에 따라 공부 및 연구하는 방법이나 색깔이 약간씩 다르다. 독일아이들과 같이 과제를 하거나 모르는 부분을 물어 보며 한 두시간 같이 공부하거나 배워보면, 독일 대학에서 독일애들이 공부하는 습득하는 방법, 습득한 결과들이 눈에 보이게 된다. 그럼, 그걸 눈여겨 봤다가 나도 그런 비슷한 그림이 되도록 혼자 있을 때 연습하는 것이다. 그리고 또 교류하고... 그렇게 나 자신을 독일의 공부법, 독일의 학문 특징에 맞는 인간이 되도록 성장시키는 것이다.

#실전

 

공부친구를 어떻게 만들까?

  • 첫째, 운이다.

어떤 학기에는 공부친구 구하기가 쉽지 않았고, 애들 마음이 다 딱딱했는데..
어떤 학기에는 내가 잘 못하는데도 같이 과제친구하자는 친구들이 많았다.

  • 둘째, 나를 도와주는 친구

수업이나 연습시간에 내가 실수한거나, 내가 모르는 것 도와주는 친구 있으면 그 친구에게 가볍게 물어본다.
"고마워, 혹시..내가 궁금한거 있을 때 물어 봐도 돼?" 라고 물어 본다. 그리고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를 교환한다. 꼭 전화번호가 아니어도 좋다. 나도 조금 피곤할 때는 이메일만 교환하는 경우가 있다. 전화번호 몰라도 만날 의지가 있는 애들은 다 만나게 된다.

  • 셋째, 수업시간에 잘 참여한다.

질문도 많이 하고, 대답도 잘하고, 수업도 꼬박꼬박 나간다. 그러면 아이들이 눈여겨보고 제안한다.

  • 넷째, 깔끔하게 입고 다닌다.

좀 이상한 이야기 인데, 나는 패션 감각이 잘 없다. 그래서 옷을 예쁘고 멋있게 입지는 못한다. 하지만, (나는 여자다.) 아침에 20분의 시간을 내서 메이크업을 간단하게 해서 피부에 얼룩덕룩한 색을 똑같이 맞춰주고, 옷도 최대한 단정하고 깔끔하게 입고 다니려고 하는데, 이 후부터 특히 더 친구들로부터 과제를 같이 하자는 말을 많이 들었다. 뭐 이건 다분히 개인적인 의견이다. 근데 이상하게 깔끔하게 하고 나간 날은 산책길에서 만난 강아지들도 나에게 유독 친절하고 관심을 갖더라.. 흠

  • 다섯째, 내가 먼저 제안한다.

처음에는 거절도 당하고, 이상한 애들도 만나고, 뭐 나랑 맞지 않는 애들과 공부친구가 되겠지만, 첫 술에 배부르랴. 계속 여러 친구들을 만나다 보면 맞는 친구들을 만난다. 뭐 너무 아니다 싶은 애들은 손절이지겠지만...독일 애들도 과제 그룹이 중간에 해산되는 경우가 여러가지 이유로 허다하니까. 너무 기죽지 말고 가볍게 여유있는 모습으로 제안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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