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독일에서 집구하기(1) : 집을 보러 갈 때 집주인의 맘에 드는 법

독일생활

by The 1975 2022. 2. 27. 13:21

본문

반응형

독일 집구하기 너무 어렵다!! 흑

한국에서의 기억을 다듬어 보면 가격대와 조건이 맘에 든다면 딱히 집을 구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던 것 같아요. 세입자인 제가 항상 집을 선택하는 입장이었달 까요? 하지만 독일은 조금 달랐습니다. 돈이 있어도 제가 맘에 드는 집에 들어갈 수 없는 것 같았어요. 독일은 집주인이 맘에 드는 세입자를 고르는 분위기 인 것 같아요.

 

집은 어디서 어떻게 구할까?

1. 독일에 있는 친구 도움을 받아 집을 구한다.
어학을 하기 위해 독일에 처음 왔을 때는 독일어도 몰랐어요. 그래서 독일에 있는 친구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어학을 하고 있는 도시에 있는 친구가 쯔뷔센을 잡아 줘서 첫 한달 동안 살았습니다. 그리고 그 한달 동안 이 친구와 함께 집을 구하러 다녔어요. 한국에서 서로 도움을 많이 주고 받았던 친구였기 때문에 기꺼이 도와줬는데요. 저는 왠만하면 이 방법을 추천하지 않아요. 다른 사람의 집을 같이 찾아 주는게 결코 쉬운일은 아니니까요. 서로 도와주는 거 저는 뭐.. 좋다고 생각하는데, 주변에서 아는 사람 집 같이 구해 주다가 싸우는 한국 분들도 본 적이 있어요.

2. 유학생일 경우 Studentwerk에서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이용한다.
각 도시마다 Studentwerk는 돈이 많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학생 기숙사를 운영합니다. Studentwerk 홈페이지에 들어가 (Studentenwohnheim)기숙사 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 단 기숙사가 많이 부족하니 가능한 빨리 신청해야 합니다. 6개월에서 1년까지 기다리는 친구들을 봤어요. Studentwerk 홈페이지에는 기숙사가 아닌 원룸이나, WG방을 세 놓는 광고들이 있어요(mietwohnung list).

저도 학생 기숙사에 살아 본 적이 있는데요. 별로 좋지 않은 경험이었어요. 기숙사마다 신축인 경우도 있고 아닌 경우도 있고요. 기숙사의 방음이 좋지 않아서 옆방에서 매일 밤 특정시간에 전화하는 목소리를 들어야 하거나, 담배 냄새가 방으로 들어 온다던가 해서 푹 쉴 수가 없더라구요.

3. 사설 기숙사를 찾아 본다.
그 밖에 사설 기숙사를 찾아 봅니다. 유명한 사설 기숙사 FIzz가 있죠. 월세가 비싸긴 하지만 택배도 받아주고, 기타 공과금이 다 포함되어 있어서, 가스비, 전기세, 수도세 폭탄 맞을 일 걱정 안해도 되니 편합니다. 저도 집 구하러 다닐 때 Fizz 기숙사를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조용하고 시설이 좋았습니다. 그 밖에 기독교나 카톨릭교회에서 운영하는 사설 기숙사도 있습니다.

4. 한인 커뮤니티를 이용한다.
베를린리포트, 독일유학생커뮤니티(페이스북), 독일에서 방구하기(페이스북)등에 한국분들이 자신이 살던 집의 세입자 구하는 경우를 이용합니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에 살거나, 독일어가 조금 부족하다면 한국인이 살던 집을 물려 받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아마 한국인이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5. 부동산 싸이트를 이용한다.
wg-gesucht, e-immobillien, ebaykleinanzeige등이 있는데요. 이 곳에서 렌트를 찾아 봅니다. 독일어로 집을 구하고 싶은 분이라면 이곳이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됩니다. 1)집에 관련된 용어들도 배울 수 있습니다. 2) 독일어로 자기소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이 싸이트에 세입자나 wg mitbewohner를 찾는 글에는 반드시 자기소개가 들어갑니다. "현재 살고 있는 율리아와 레나는 ~~이러이러한 사람이야. 집은 이렇고, 우리는 이런 라이프 스타일을 가지고 있어, 남는 방에 관심있는 사람은 ~~ 방법으로 연락줘" 이런 식으로 말이죠. 이걸 읽다 보면, "내가 집을 구할 때 자기 소개를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저도 이런 글들을 참고해서 비슷하게 자기소개 이메일을 보냈는데 10개 중 7-8개의 집에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어요.

6. 부동산을 찾아 간다.
부동산에 가서 집을 구하는 방법입니다. 저는 이렇게 안해 봐서 모르겠는데, 주변 유학생들 중에서 이렇게 집을 구하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7. 한국인 대상의 집구하기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다.
"독방" 이라는 서비스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판데믹 이후인 지금도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수수료를 받고 집을 구해주는 방식입니다. 이건 독일출국 전에 한국에서 안전하게 집을 구하고 출국 할 수 있어서 굉장히 편할 것 같아요.

8. 주변에 아는 사람을 통해 집을 구한다.
어학 할 때 주변 이웃들과 친해졌었는데, 아저씨들께서 주변에 집을 세 놓으려는 이웃이 많다고 말씀 하시면서, 집 구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소개시켜주시겠다고 하신 적이 있어요. 이웃들과 안면을 트고 지내면 이렇게 사람과 사람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집주인 또는 부동산 담당자와 컨택하기

저는 주로 이메일이나 와츠앱을 통해 컨택했습니다. 영어보다는 독일어로 메세지를 보내는 것이 대답을 빨리 받았어요. 메세지를 보낼 때에는 위 5번에서 말씀 드렸던 것 처럼 부동산싸이트, WG 소개글을 참고해서 최대한 비슷한 흐름과 단어로 제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썼습니다. 독일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써야 이 사람들도 자연스럽게 느낄 것 같아서요. 제 이런 생각이 잘 맞았는지, 제가 촉이 좋았던 것인지 모르겠지만.. 메일을 보내고 70-80%는 집을 보러 와도 좋다는 메세지를 받았어요.

 

집보러가기

집주인이 집을 보러 와도 좋다고 하면 집주인과 약속을 잡습니다. 그리고 집을 보러 갑니다. 집주인이 직접 광고글을 올리지 않았다면 부동산을 통해, 또는 전 세입자를 통해 집을 보고 집주인을 소개 받게 됩니다.

 

 

집보러 갈 때 주의 사항

어떻게 하면 좋은 인상을 줄 수 있을까요? 우선 저는 마음을 편하게 먹어요. 어짜피 제가 컨트롤할 수 있는게 별로 없다고 생각해요. 그냥 집주인이 자기 맘에 드는 사람을 줄거니까요. 집주인은 "이 집에는 이러이러한 사람이 어울린다" 라는 생각이 이미 딱 정해져 있는 것 같더라구요. 거기에는 금전적인 부분이 가장 많이 적용됩니다. 보통, 만약 세입자가 직장인인 경우, 집세의 5배 이상 월급을 받는 사람에게 집을 많이 준다고 합니다. 만약 집주인이 이 집은 학생에게 적당하다 생각하면 집을 구할 때 학생에게 주겠다고 명시한 경우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집구하는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냐? 그렇지 않습니다. 최대한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제외대상이 되지 않아야 최대한 집을 구할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겠죠?

저도 꽤나 까다롭게 집을 고르는 편이라 집을 많이 보러 다녔었거든요. 거절도 많이 당하고, 오퍼도 많이 받았던 저의 개인적인 입장에서 세입자가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는 요건에 대해서 적어 봤습니다.

1. 관련 서류를 미리 준비해 갑니다.
집을 보러 갈 때 서류를 준비해 갑니다. 보통 집주인이 집을 보러 오라고 할 때 서류를 준비해 달라고 요청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는 Schupa(슈파, 신용 등급 확인서), 재정증명(통장잔고), 비자, 학교등록증, 여권, 자기소개서까지 준비해 갔어요.

2. 월세를 충분히 낼 수 있는지 어필한다.
이건, 급여 명세서가 말해 줄 수 있는 부분이겠지요. 유학생의 경우 재정증명서, 통장잔고를 충분히 준비해 주시면 좋아요.

3. 옷은 가능하면 깔끔하고 단정하게 입고 가자
독일뿐 아니라 전 세계 어디든 첫인상은 굉장히 중요하고 강력합니다. 최대한 단정하게 입고 가세요.

4. 집주인도 사람이다. 겸손한 자세너무 무겁지 않은 칭찬과 긍정적인 대화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
저의 경우는 집주인과 대화 후 이 집은 오퍼를 받겠다. 오퍼를 받지 않겠다.. 라는 느낌이 오는데요. 집주인과 대화가 긍정적으로 잘 흘렸다는 느낌이 들었을 때, 집에 와도 좋다는 이야기를 대부분 받았어요. 그래서 저는 집에 가서 좋은 점이 있을 때는, 긍정적으로 칭찬도 많이 해요. 집주인과 개인적인 이야기 할때도 제 눈에 좋게 보이는 건 빠트리지 않고 긍정적으로 말하고 대답하는게 좋은 영향을 준다고 느꼈어요.

예1)하웁트미터가 예술가 였는데 이 친구는 주로 집에서 남는 시간에 컴퓨터로 사진작업을 많이 하는데 스트레스가 많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난 예술가들을 존경해. 난 이과생이라 이런 크리에이티브한걸 전혀 못하는데 예술하는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와..블라블라..." 진심으로 리스펙한다고 칭찬해 줬는데, 그 친구가 굉장히 좋아했던게 느껴졌어요. 그리고 그 친구로부터 WG 들어와도 좋다는 확답을 받았어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 타이밍이 올 때 내가 원하는 것만 생각하지 말고 상대방의 말을 잘 듣고 긍정적인 말을 많이 해주세요. 언제나 칭찬과 긍정은 고래도 춤추게 하고 사람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어요.

예2)원룸을 보러 갔다가 집주인을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갔는데, 집주인이 강아지를 키우고 있었어요. 이야기하는데 개가 옆에서 서성거리더라구요. 개에게 먼저 다가가지 않고, 무심한 척 있다가 저에게 다가왔을 때 이마부분을 쓰다듬여 주면서 “sehr nett” 이라고 말하면서 예뻐해줬어요. 그런데 그 개가 저를 좋아해줬어요(한국에서 개를 키웠고 훈련도 잘 시켜요). 그게 좋아 보였는지 집에 들어와도 좋다는 이야기도 들었어요. 이 집은 선택하지 않았지만요.

5. 애매모호한 표현을 피하고, 확실히 말하자.
제가 독일에 있으면서 한국과 많이 다른 점을 느꼈는데, 바로 독일 사람들은 명확한 것, 명확한 표현을 좋아하더라구요. 반면 한국 사람들은 “조금 모호한 표현을 선호하고, 모호한 표현이 더 정확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라고 느꼈어요. 독일에서 한국에서 말하는 것 처럼 두리뭉실하게 이야기 하면 내 의도와는 다른 뜻으로 전달 될 수 있어요. 비유, 둘러말하기, 겸손하기, 이런것은 좋지 않아요. 겸손하게 보이기 위해서 내가 잘났을 수록, 내가 잘 할 수록 아니라고 말하는 한국적인 표현은 독일에서 좋지 않아요. 정말 별 볼일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니까요. 잘하면 잘한다. 최대한 자신에 대해 긍정적이고 당당하게 말해야 하고, 무엇보다도 자신이 의도하는 바를 명확하게 전달해야 합니다. 내 의도를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도록 이야기 해야 추후에 문제를 만들지 않아요. 예를 들면 대화 중 조금 불안정한 느낌이 들게 하는 표현들 "~일지도 모르겠어요"라는 말은 집주인에게 하지 않는게 좋은 것 같아요. 예전에 제가 정말 맘에 드는 집을 방문했는데요. 하웁트미터(실제 집 소유자가 아니더라도 집을 세주는 사람을 말합니다.)가 라이프찌히로 박사논문을 쓰러가는 대학원생이었어요. 저랑 비슷한 학생이어서 이해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학업을 성공적으로 한다는 가정하에 2년 정도 있을 것 같아요" 이렇게 말했는데, 이 말을 하고 바로 '아차 실수했구나' 생각했어요. 만약 제가 중간에 혹시 학업을 그만 두고 집을 나간다면 그 친구가 다른 세입자를 찾아야 하니 난처할 수 있겠죠. 실제로 독일에서 학업을 중도에 그만두는 일이 비일비재 하다고도 합니다. 저는 학업을 중간에 그만 둘 생각이 없는 사람인데, 겸손한 의미로 저렇게 말했는데, 아마 독일인인 그 친구는 내가 학업을 그만 둘 수도 있다고 느꼈을 것 같아요. 저의 슬픈 예감은 틀리지 않았어요. “이 집은 다른 사람에게 어울릴 것 같다”고 거절 당했어요.

6. 가능한 많은 질문을 하자.

나에게 뭐가 필요한지 생각하고, 먼저 질문하는 것은 이방인으로서 나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입니다.
독일에서는 나에게 필요한 정보들을 미리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궁금한 것에 대해 질문을 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왜냐하면 독일인들은 주로 상대방을 위해 나서서 이것 저것 챙겨주지 않습니다. 독일 사람들은 그냥 “거의 모든 사람이 나 자신에게만 관심이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쉬울 거에요. 또한 집을 구할 때 질문을 하는 자세가 좋은 이유는 집주인에게 이 집에 관심이 있다는 인상을 줄 수가 있습니다. 이 집이 내가 원하는 조건의 집인지 여러 정보들을 얻을 수 있구요. 집을 구한 후 정보 부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문제들을 피할 수 있습니다.

또, 단순히 궁금한 것을 물어 보는 것을 넘어서 자신에 대해서 알릴 수 있는 수단으로서 질문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볼께요. 제가 한달 월세가 270유로인 굉장히 저렴하고 좋은 방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집주인이 소유한 엄청나게 큰 대 저택이었는데요. 집주인은 같은 건물 맨 꼭대기에 살고 계시고, WG 형식의 원룸이었습니다. 학생인 저에게는 위치, 가격, 조건이 좋은 집이었어요. 집주인 분은 독일인이었는데 저와 같은 대학에서 같은 과를 졸업하셨다고 하시면서 저에게 호감을 표해 주셨어요.(독일도 학연이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제가 맨 마지막에 "혹시 집에 친구들을 데려올 수 있나요? 일주일에 한번 씩요" 이렇게 물어 봤어요. 탄뎀을 하고 있었는데, 추운 겨울 밖에서 만날 수 없어서 집에서 만나서 했었거든요. 그런데 저는 아.. 실수했구나 라고 느꼈어요. 그 분 표정이 조금 난처해 하시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그리고 저는 거절의 대답을 받았습니다. 만약, 제가 "여기 바닥 청소 도구는 주로 어떤 걸 사용해야 할까요? 진공청소기로 해야 되나요? 아니면... 그냥 부직포로 바닥을 닦는 걸로도 괜찮을지 모르겠네요?" 이렇게 말한다면 집주인은 "이 세입자는 청소를 잘하고 집을 잘 관리할 것이다" 라는 인상을 받을 수 있었겠죠.. 이렇게 질문을 이용해 나를 어필 할 수도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을 정리해 봤어요.

집은 편안히 쉬어야 하고
안락한 공간이어야 합니다.
모두들 자신만의 안식처를 잘 구하시길 바랍니다.
도움이 되었기를..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