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교회는 죽었을까??
나는 기독교인이다. 2018년도에 어학공부를 위해 독일에 오면서 지금까지 독일에서 교회에 다녔던 이야기, 그리고 독일 교회 이야기를 좀 하려고 한다. 처음 왔을 땐 뒤셀도르프에 있는 찬양사역으로 잘 알려져 있는 힐송처치(Hillsong Church)에 다녔다. 힐송 처치는 영어 통역 서비스를 실시간 제공하고 있어서 참 편했다. 예배도 말씀이 참 좋았다. 현재는 하노버에 있는 독일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다.
독일 교회는 안된다구요 신앙을 유지하기 쉽지 않다구요?
내가 독일로 유학을 간다고 했을 때, 아는 교회 목사님 부부께서 걱정을 하셨다. 마치 내가 신앙적인 죽음에 가까운 곳에 가는 것 처럼 이렇게 말씀하셨다. “독일은 교회가 한국만큼 활발하지 않아요. 신앙을 유지하기 힘들어요. 한국 000 목사님 말씀을 인터넷으로 찾아 듣는 것도 좋아요” 라고 말씀하셨다.
그것 뿐이 아니다. 나는 그 동안 한국에서 교회를 다니는 동안 유럽의 기독교를 비하하는 말을 많이 들었다. “유럽의 기독교는 죽었어요. 무슬림에 의해 죽었습니다. 교회들이 모두 폐업하고 관광지로 전락하거나 공장으로 바뀌거나 웨딩홀로 바뀌었습니다.”
나는 독일에 와서 이 말들을 떠올렸다. 그리고 생각 했다. 유럽의 기독교는 정말 죽은 것일까?.. 나는 내가 직접 경험한 것 말고는 의심이 많은 편이라 직접 살면서 확인해 보고 싶었다. 여기는 하나님이 안계신건지, 기독교가 쇠퇴하면 삼위일체의 하나님의 영향력도 줄어 드는 것인지 말이다. 사실 나는 그런 것은 상관 없다고 생각했다. 하나님은 어디에든 계시고, 내가 어디에 있더라도 성령으로서 나와 연결되어 있는 분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이전보다 쇠퇴했을지는 몰라도 그것이 나와 하나님과의 관계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다. 독일에 와서 1-2년 동안은 독일의 기독교는 한국에서 들었던 말들 처럼 별로 활발해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옛날 교회 건물 같아 보이는 곳인데 무슬림의 모임 단체라는 간판이 걸려 있었고, 곳곳마다 교회는 많지만 주말에 예배만 드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음악회, 관광지로 전락한 곳도 많았다. 이런걸 보면서 정말로 독일, 유럽의 기독교는 죽었구나.. 생각한적도 있었다.
하지만, 독일에 산지 3년이 지나자 나의 생각은 바뀌었다. 이전보다 만나는 독일인들도 많아지고 독일의 문화에 대해 조금씩 익숙해지고 나서 독일 교회가 다시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첫째, 독일의 기독교인 비율
내가 독일 기독교는 죽지 않았다고 말하는 이유는 바로 기독교인의 비율이다.
현재 독일 기독교인의 인구 비율은 현재 한국의 기독교 인구보다 훨씬 많다. 한국의 기독교인 비율은 구글에 의하면 약 26% 정도이다. 그리고 불교도 26%라고 나온다. 나머지는 무교다.
독일의 기독교인 비율을 보자. 1956년 독일의 기독교인 비율은 전 국민의 96%였다. 하지만 2018년 기독교인의 비율은 53.2%로 줄었다. 서쪽과 남쪽인 라인란드팔츠주, 바이언주, 노르드아인 베스트팔렌, 바템뷔텐베르트는 아직까지 주 전체 인구의 2/3가 넘는 인구(74%에서 61%까지)가 기독교인이었다. 반면, 동유럽에 속한 작센, 작센안할트, 브란덴부르크, 베를린, 튜링엔주는 기독교인이 평균 20%에 불과 했다. 물론 여기서 기독교란 개신교와 카톨릭을 합친 명칭이다.
둘째, 한국과 크게 다를 것이 없는 교회 프로그램과 교회 생활
나는 여기서 개신교에 해당하는 frie Evangelisch gemeide를 다니는데, 한국과 교회 구조가 가장 비슷한 곳이라 선택했다. 물론 성경에 대한 입장도 비슷하다. 여기도 한국처럼 소모임이 있다. 우선 초등학생 이하의 아이들을 모아서 교육하고, 그 이상의 아이들은 청소년부로 따로 모은다. 한국 교회가 수련회 가는 것 처럼 여기도 수련회를 가서 육체적인 활동도 하고 말씀도 배우고 익힌다. 한국의 수련회와 거의 똑같다. 그리고 어른들의 모임도 따로 있다. 성인들을 위한 성경공부도 있다. Bible Study Semiar라는 것인데, 주제 별로 강의가 있고 한국과 비교해 절대 뒤지지 않고, 한국보다 훨씬 창의적인 내용의 강의도 있다. 성경의 한 이야기가 현재 우리 삶에서 일어 났다면 어땠을 까 연기해 보는 그런 세미나도 있는데 이 교회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부분이다. 나도 해보고 싶은 정도다. 원하는 사람은 신청해서 세미나에 참석해 배우면 된다. 그리고 성인 모임은 지역별로 모이지 않고 자발적으로 모임을 만든다. 독일은 취미로 모여서 친분을 쌓는 나라다 보니 교회 내에서도 의무적으로 모두가 모임에 속하지 않고,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취미를 중심으로 모임을 자발적으로 만들어 친해지면서 교제하고 신앙을 나눈다. 주기적으로 다 함께 피크닉을 간다. 신앙적인 조언이 필요하다면 목사와 교회 직원들은 언제든지 열려있다. 또 기도제목이 있다면 매 예배후 항상 목사님과 교회의 신앙의 리더들이 기도해주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매 예배 때 축도 하기 전에 자유 기도 시간을 갖는다. 그때 마다 모두 침묵속에 기도하는데, 이 중에 기도하고 싶은 사람 3-4명 정도의 성도들이 자율적으로 대표기도를 한다. 기도 내용을 봐도 신앙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 기도를 듣다 보면 우리 모두 인생 가운데 하나님의 살아계신 손길과 은혜를 느끼고 있구나 알 게 된다. 예배 전에는 간증의 시간도 많이 갖는다. 매주 최소 한 사람이 나와 일상에서 느낀 은혜와 감사, 신앙적으로 깨달은 일들을 나눈다. 가족처럼 신앙의 작은 일도 나누고 그 안이 살아계신 하나님을 느끼고 찬양하고, 어려움 가운데 있는 성도를 위해 예배전에 함께 기도하고, 찬양할 때는 조용히 눈물을 훔치고, 감동 받았다면 서스름 없이 일어나 손을 올리며 찬양 하기도 한다. 한국 교회가 굉장히 시스템화 되어 있고, 회사 같이 느껴진다면, 독일 교회는 다양성을 수용하면서도 하나님의 은혜는 동일한 가족 같은 느낌이다.
셋째, 대학교에도 기독교 동아리가 존재하고 노방전도도 하는 독일.
어느 날, 친구와 함께 멘자(캠퍼스 식당) 주변에 풀밭에서 점심을 먹고 있었다. 밥을 먹고 있는데 어떤 잘생긴 남자가 손에 전단지를 들고 와서 우리에게 어떤 모임에 한번 나오기를 권유했다. 알고 보니 기독교 동아리에서 전도를 목적으로 토론회를 열고 있었다. 이것도 한번 나중에 한번 글로 쓰려고 하는데.. 사람을 모으면서 토론회를 열다니 독일 사람들 정말 대단하다. 토론으로 사람을 유혹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니.. 아무튼 나는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호기심을 가지고 그들에게 말했다 나는 크리스쳔이라고.. 너희들은 무엇이냐 물었더니 "네비게이토"라고 했다. 네이게이토가 전세계적인 모임이고 세계모임도 가끔 갖는다고 알고 있었는데.. 독일 대학에도 네비게이토 동아리가 있었다. 나는 너무 반가워서 "네이게이토 동아리를 알고 있다. 말씀 카드도 있고, 말씀 암송을 중요시하는 곳 맞지? 나도 대학에 있을 때 봤어" 라고 말이다. 그 남자대학생은 놀라운 듯 "세계는 정말 좁다!! 면서 멋적은 미소를 지었다. 그런데, 요즘 한국에서는 대학내 노방 전도를 하는 사람이 있을까…?
넷째, 수준 높은 신학의 수준과 삶에서 함께 하시는 하나님을 느끼는 독일 성도들..
한국교회에 이렇게 말하고 싶다. 유럽기독교, 최소한 독일 기독교 걱정하지 말고 한국 기독교나 걱정하세요. 독일 교회는 이전보다 사람이 줄어 들었다고는 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 교회 하나하나의 수준을 본다면, 한국 보다 훨씬 좋다. 규모가 크고 세력이 큰 문제가 아니다. 이것에 집중하는 사람들은 예수님을 보고 우리의 정치세력의 왕이 되어 달라고 착각했던 사람들과 같다고 생각한다. 독일에 살면 살 수록..한국이 기독교는 아직 지성적인 부분에서 한참 멀었다고 느낀다. 감히 말해 본다. 유럽기독교 걱정말고 한국 교회의 무지성이나 걱정하자. 유럽의 계몽주의를 바탕으로 이전에 이들이 발전시키고 축척해온 지성의 유산, 종교개혁이 시작된 역사를 통해 축척된 것들.. 무시하지 말자. 독일의 기독교, 신학, 그리고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사람들의 수준은 한국 보다 나으니까.. 예례미야애가 3장 25절의 말씀처럼, 하나님은 하나님을 구하고 기다리는 자들에게 선을 베푸시는 분이다. 기독교의 쇠락 했다고 하나님이 잘 안찾아 주시거나, 기독교가 번영하는 곳이라고 더 자주 만나주시는 것일까?? 하나님은 그를 찾는 한마리의 양을 찾고 계시며, 어디든 만나주시는 분이다. 어쩌면 한국인의 시각이 이해가 간다. 독일은 소음이 범죄에 해당한다. 그래서 상당 부분 한국에서 요란하게 하는 걸 독일은 굉장히 조용하게 한다. 외부 사람은 모르게 숨어서 다들 잘 하고 있다. 그래서 독일 기독교가 쇠락한 것 처럼 보인다. 이들의 신앙은 결코 쇠락하지 않았다. 한국처럼 대형 교회도 없고, 겉에서 보기에 요란스러워 보이는 것이 없지만 독일의 기독교는 숨어서, 조용히 하나님을 만나며 이들의 리그를 만들어 가고 있다. 아직도 매주 예배에 모여 하나님을 찬양하고 예수님이 내 삶의 유일한 힘과 공급처임을 고백하는 독일 신앙인들 때문에라도, 그리고 하나님께서 내 작은 일상에 동행하시며 깨닫게 해주신 은혜를 매주 예배시간 후 나누면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는 한…하나님은 독일을 져버리시지 않을 것이다.
번외
독일의 기독교 구조
독일의 기독교 구조
독일의 기독교 교회는 다음과 같이 구성되어 있다. 카톨릭교회, 루터교회, 자유교회가 있다. 카톨릭교회(Katholische Kirche in der Region)는 바티칸에 사는 교황의 지휘아래 움직이는 전통 카톨릭교회를 말한다. 루터교(Ev.-luth.)는 독일의 개신교다. 루터교는 독일인들이 "개신교"라고 말하는 교회로 한국의 개신교와 다른 점이라면 정부에 소속된 교회라고 할 수 있다. 루터교교회는 정부에서 파견된 목사가 있다. 그리고 그 목사들은 공무원이나 마찬가지다. 다 알겠지만 독일은 기독교국가이며, 기독교인들은 세금을 낸다. 그 세금이 바로 이 교회들에게 가는 것이 아닐까 추측만 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자유교회(Evangelisch-Freikirchliche Gemeinde)라고 불리우는 교회가 있는데, 루터교를 제외한 개신교 종파, 침례교(methodist), 장로교(prebysterian), 초교파교회(예를 들면 힐송처치 hillsong church)가 여기에 속해있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바로 이 자유교회에 속해 있으면 종파는 침례교(Methodist)다. 이 자유교회는 독일에 정식으로 개신교로서 등록되어 있으며 한국에 장로교, 침례교 성공회교 처럼 각각 스스로 노회를 세우고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목회자로서 인정 받은 목회자들이 각 교회를 세우도록 조직되고 운영된다. 남자만 있지 않다. 우리 교회는 총 3명의 목사님이 계신다. 남자 2분과 여자 1분의 목사님이다. 그리고 교회 운영위원이 있다. 추구하는 것도 가장 한국 교회와 가장 친근한 방식이다. 또한 신학적으로 복음과 성경을 가장 우선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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