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독일에 왔을 때 들었던 말은 "일반적인 독일가정은 18세,, 고등학생 졸업할 때 쯤 되면 부모로부터 심리적으로도 독립하고 경제적으로 독립한다. 그게 일반적이다. 18살 정도가 되면 예전에는 부모가 데리러 갔는데, 이제는 데리러도 안가고 알아서 하게끔 놔둔다..만약 부모로부터 지원을 받거나 같이 사는 경우는 굉장히 특이한 케이스다.."라는 말이었어요. 독일에서 오래 살고, 직장까지 잡고 살고 있는 한국인분에게서 들은 말이었어요. 저는 정말.. 18세가 되면 부모와 상당히 연결고리가 없이 사는 게 독일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독일에 와서 경험한 케이스들은 달랐어요. 제 결론은..
생각보다 가족과 상당히 연결되어 있는 독일 사람들
1. 어머니께서 대학생 딸의 이사를 도와주러 오다.
하노버에 와서 처음 집을 구할 때 Fizz 기숙사의 방을 보러 갔습니다. 수의학을 공부하는 여학생이라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집을 보러간 날이 이 친구의 이사날이었는데, 어머니가 함께 와 계셨습니다. 이사짐도 같이 날라주구요. 제가 집을 보는 것도 어머니께서 끝까지 같이 보고 가셨어요. 학생이 주도적으로 하기 보다는 어머니께서 오셔서 설명해 주시는 것도 많았어요. ^^ 이거 보고 마치 제가 처음 서울로 대학들어가서 자취방 얻을때 저희 어머니께서 와서 돌봐주셨던 그 모습이 생각났어요. 독일은 고등학교 졸업할때 쯤 거의다 독립하고 혼자서 삶을 꾸려나가는게 일반적이라고 하던데, 수의학까지 공부할 정도면 집도 꽤 잘살고, 공부도 꽤나 잘하는 똑똑한 여학생 같은데, 아직까지 부모님께서 오셔서 돌봐주시고 계셨다는게 놀랍고.. 저의 대학 신입생 때와 별 다를게 없었습니다. 이때 직감적으로 느꼈습니다. 뭐 독일도 크게 다르지 않구나.
2. 어머니께서 오셔서 기숙사 방을 정리해 주시고 사는 법대 여학생!!
이후에 또다른 Fizz 기숙사의 방을 보러 갔습니다. 법대를 곧 졸업하고 올덴부르크로 직장을 잡아 이사하는 여학생이었는데요. 기숙사 방이 굉장히 아늑하게 정리가 되어 있었고,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었습니다. 이게 너무 포근해 보여서 집을 보면서 칭찬해 줬더니.. 그 여학생이 하는 말은 "엄마가 와서 이렇게 해 준거야.." 라고 하더라구요 !! 18세만 되면 부모로부터 독립한다는데.. 기숙사 방을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하신게 어머니라니.. 제가 대학생때 가끔 어머니께서 올라오셔서 집을 정리해 주고 가신게 생각나더라구요. 그렇게 올라오지 마시라고 해도 일년에 한 두번씩은 꼭 제 자취방에 오셔서 어머니 취향대로 정리하고 가시던 모습이 생각났습니다. 뭐 독일도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없었습니다.
3. 부모님으로부터 일찍 독립한 공대 남학생
대학원 수업에서 만난 공대 남학생이었는데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고, 어머니께서 공장에 다니시면서 생계를 유지하는 가정에서 자랐는데, 부모님으로부터 일찍 독립했고, 결혼도 대학 졸업하기 전 26살에 일찍 했습니다. 어머니가 뭐 하시는지 연락을 잘 하지 않는 것 같았어요. 아무튼 이 친구는 부모님으로 부터 독립을 일찍 했다고 합니다. 아버지가 안계셔서 인지 안정감을 느끼기 위해 결혼도 일찍한 것이 아닐까.. 이 친구가 그러더라구요. :)
4. 독일어 탄뎀을 하던 공대 남학생 친구!!
이 친구는 탄뎀을 하면서 알게 된 친구인데 지금은 소식이 끊어졌어요.:) 이 친구의 아버지는 하노버에서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셨어요. 대학병원 원장까지 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머니는 심리학 교수이셨는데 두 분 다 모두 3-4년전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당연히 독립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 같아요. 처음엔 2명의 누나와 같이 살다가 누나들이 모두 베를린으로 떠나고 난 뒤 부터 Wg에서 살고 있는데, 자주 베를린에 간다고 했어요. 시간 만 나면 주말에도 가고, 방학에도 베를린에 자주 가서 누나들과 함께 지낸다고 했어요. 제 생각보다 모두 가족들과 상당히 깊게 연결된 생활을 하는게 독일 사람 아닌가..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2번 친구도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벌고 있었고, 3, 4번 친구도 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돈을 스스로 벌고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었던 것 같은데. 1번 친구는 한 번 보고 연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모르겠지만..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1,2,4번 친구는 가정이 상당히 잘 살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고, 이 친구들은 아직까지 가족으로부터 돌봄도 받고 있고, 상당히 연결되어 있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가정환경이 넉넉치 못한 환경이었던 3번의 친구는 가장 일찍, 경제적/심리적으로 부모로부터 독립했습니다. 제 결론은 아마도..독일도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경제적으로 좀 힘든 가정에서는 일찍 완벽하게 독립하는게 아닐까 이런 추측을 해봐요.
한국도 조금 넉넉한 가정에서는 금전적으로 대학생 자녀를 지원해주지만 넉넉하지 못한 가정에서는 다든 일찍 아르바이트를 해서 돈을 벌잖아요... 그리고 요즘 부모님들이 자녀들의 선택이 개입하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으니, 독일이 한국과 뭐 크게 다른 점이 있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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