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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우리에게 남긴 것

일기

by The 1975 2022. 12. 9.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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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는 벤투 감독이 누군지도 몰랐는데

월드컵으로 반짝 뒤늦게 알게 됐다.

 

이번 월드컵에서
16강 진출과 더불어
승패를 떠나 한국 경기가 좋았다 

가나전에서 축구 보는 재미가 있었다.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외국인들 눈에도 보이는게 있는 것이다. 

 

브라질 전에서
한국인들이 열심히 한게 보인다며
치켜세워 줄 때 기분이 너무 좋았다.

한국 축구랑 아무 관련이 없는데도 한국인이란 이유로
이런 말을 듣게 해준 대한민국 국가대표선수들과

그 팀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난 축알 못이고, 축구에 입을 더할 만한 열정도 자격도 없지만,
나의 평범한 일상에도
파울로 벤투 감독의 행복한 끝 마무리가 주는 교훈이 있어서
나에게 하는 소리라고 생각하고
급히 정리해봤다.

 



파울루 벤투 감독을 영입할 때 사람들은 모두 석연찮아했다고 한다.
이 부분에서 난 엄청난 모순을 발견했다.
왜 걱정했는지 나도 이해는 된다.
당시 브라질, 그리스와 중국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줬으니 말이다.



하나,

"한국이 유럽의 빌드업 축구로

세계무대에서 어떻게 잘 할 수 있겠는가?"

 

감독을 영입할 때 여론이었다고 한다.

사실 난 빌드업이 무엇인지 ㅋ

축구 전술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는지 자세히 모른다. 

하지만
난 이 말을 듣고 너무 놀랐다.

그리고 이렇게 되물었다.

빌드업 축구도 아니면,
도데체 한국인이 무슨 수로 해외 다른 나라를 이기겠다는 거야?
개인 기록 경기도 아닌 단체경기인 축구에서..

 

빌드업만이 해답이라는 말이 아니다.

그럼 도데체 뭘해야 한국 축구가 더 좋아진단 말이냐는 거다 

비판에는 근거와 대안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왜 그걸이 적합하지 않고,

그 대신 뭐가 정답인지는 말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그것도 모르면서

벤투감독이 했던 방식이

세계 무대에서 먹힌다 안 먹힌다 

말할 자격이 있느냐 말이다. 


한국 축구팬들은 굉장한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 같다.
축구라는 게 그냥 뭐 잘하는 한 두 명 만 가지고 있으면
마술봉처럼 뾰로롱~!
골 넣고 잘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

우린
축구의 신이 축복을 내린 나라, 브라질처럼
태어날 때부터 축구에 적합한 신체적 능력을
DNA에 선물받은 사람들도 아니다.
그런 사람이 있더라도 매우 드물다.

 

그런 사람을 키워낼 만한
환경도 아니지 않은가? 

 


전술은 전문가들이 하도록 놔두고
보통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반적인 생각을 해보자.

축구는
팀으로 13명이 하는 경기이니
확률적으로
뛰어난 소수가 있는 것보다
전체 선수 풀 Pool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 것,
각 포지션에 일정 수준 이상의 선수들이 많아야
일단 뭐든 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우승에 가까워지고,
막강한 팀에 가까워지는 것 아닐까?

축구에 축도 모르는 나도
벤투 감독이 기용된 히스토리를 들으면서 이런 생각을 했다..

그리고,
왜 많은 사람들은
잘하는 몇 명의 스타만을 추앙하며 떠받들까?
누구를 기용하지 못해서 졌다
누가 나왔으면 이겼을 것이라는 등..
정말 그 선수가 나왔으면 그랬을까?
니 머리 속에서 열린 경기에서만 그런것 아닐까? 


축구는 골만 넣으면 되는 경기일까?
우리가 많이 넣어도
상대가 나보다 더 많이 넣으면??

골은 잘 하는 한 명의 선수에 의해서만
만들어지는 걸까

뭐 여러 가지 변수들이 있을 것이다.

전체적인 퀄리티 향상을 위해
적극적으로
좀 더 체계적으로
노력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야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실력에
발전과 변화를 가져오고
그토록 원하는 월드컵,
아시아컵에서의 우승에 쉽게 가까워지는 것 아닐까?

그냥 난 축알 못이다.
정말 잘하는 몇 명의 선수들이 나오기만 하면
우승할 수 있는 건지..

누가 나왔으면 이겼다는 둥.. 

이런 소리 하는 사람들에게 답답함을 느끼는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이상한 건지 물어보고 싶다.



둘,

한국의 위상과 위치


한국 사람들은 해외에서 한국의 위치를 알아야 한다.
그냥 우리가 최고인 줄 안다.

물론 그게 나쁘다는 건 아니다
외국애들은 우리보다 국뽕 더 심하다...
그냥 최소한 객관적으로 좀 보자는 것이다.

사실 요즘
한국의 이름과 위상이
해외로 많이 알려지긴 했다지만
그건 최근이다.

뛰어난 감독들은 돈을 더 많이 줄 수 있는 부유한 나라
자신의 커리어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더 좋은 클럽
더 좋은 나라, 편리한 곳으로 가고 싶어 한다.

문화적으로도 낯선 곳
비행기로 10시간 이상 떨어진 먼 곳으로
오기가 쉽지 않다.

외국이
가족에 대한 책임이
한국보다 더 중요하다.

 

내가 아는 한 유럽은

한국처럼

배우자에 대한 정절, 지조를

법적으로 보호하지 않는다

결혼하면 배우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둘이 노력해야지 

법이 사랑이 없어지는 것까지 관여하지 않는다. 

 

그러니 
가족과 멀리 떨어져야 하는 곳에

오래 거주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벤투 감독이 중국, 그리스, 브라질에서
좋지 못한 성적을 냈고 안 좋은 일들을 겪었고
새로운 좋은 감독이 필요했던 한국과
때가 잘 맞았고, 그렇게
한국이 파울로 벤투 감독을 영입한 건
행운이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이 감독도 항상 잘하진 않았을 것이다.
전략적으로 실수한 일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부족한 부분도 있었을 것이다.
그럼 이제 다른 감독이 와서 한번 해 봐라.
얼마나 잘하는지 보여주면 되지 않는가?

벤투는 한국의 FiFa 랭킹을 가장 많이 올려놓았다.
(20 랭킹은 올렸다는 것 같은데
자세한 수치는 기억나지 않는다. )
2002년 이후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뤘다.

추가적으로
나는 벤투 감독에 대해
그냥 한 인간으로서도
높이 사는 것이 있다.


셋,

축협의 요구 조건

"우리의 프로젝트는 단기적이지 않고 아주 뚜렷하다
눈 앞의 목표만 달성하는 것이 아니고 한국 축구를 성장시키는 것이다."

파울로 벤투 감독의 이전 인터뷰 영상들을 찾아봤다.
그의 말에 의하면,
처음 감독직을 받고 계약할 때 그 당시 축구 협회가 요구한 것은
바로 장기적인 한국 축구의 성장이었다.
파울로 벤투는 이 점에 끌려 감독직을 수락했다고 한다.

난 이 말을 듣고
이 사람 참 뚝심 있고, 진실하고
굉장히 인내심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벤투 감독이 온 다음
수 많은 사람들과 언론은
뭐라고 했는가??
"고집불통이다."

 

고집이 센 것은 그의 개인적인 성격이다.

 

이게 그의 업무와 무슨 관련이 있는가?
결국 한국인 맘에 들지 않게 일한다고
인신공격하며 깐거 아닌가 ..

깔려면,
최소한 장기적인 한국 축구 실력의 발전이라는 목표에
합당한 카테고리1.2.3 만들어서
지금 이 요소가 안된다.
저런 요소가 제대로 훈련되지 않는다 등등
이렇게 비판해야 되지 않나?
축구가 무슨 장기 놀음인가

꼭 옆에서 훈수 두듯이..

쉽게 말을 던지는 사람들이 많다. 

 


한국 조차
장기적인 한국 축구 실력의 발전이라는
약속을 잊어버리고,
엉뚱한 점에 꽂혀 물고 늘어질때

파울로 벤투 감독 혼자
이 약속을 잊지 않고
꿋꿋하게
국가대표팀의 실력 향상과
국가대표팀 선수들의 성장을 위해
일했다고 생각한다.

 

 

 

넷,

프로페셔널한 태도


처음 김판곤 감독을 만났을 때,
벤투 감독은 자신이 일했던 클럽들의 전략 전술 기록을
꼼꼼히 정리해 가지고 있었으며
이것을 근거로 자신의 지도 스타일을 설명했다고 한다.
이렇게 모든 것을 문서로 정리해 근거를 만들고
보여줬던 사람은 파울로 벤투 뿐이었다고 한다.

물론, 사람의 성향에 따라 스타일이 다른 것일 수도 있지만
굉장히 디테일하고 꼼꼼하고, 진실하고 프로적인 태도라고 생각한다.

다섯,

인간적인 자질


사실 내가 인간적인 자질이 어떠니 저쩌니
이렇게 평가할 만한 사람은 못된다.
하지만, 영상에서 훈련할 때
선수들의 표정을 보면
감독과 개인적으로 막역하게 지내는 것은 아니지만
선수들 표정이 상당히 편안해 보였다.

대학생 때 교사자격증을 따고
교생실습에서 느낀 것인데,
각 반 마다 담임선생님의 스타일이
그 반 학생들의 스타일이 된다.
너무너무 신기하다.

학생들을 잘 챙기는
선생님 반 애들은
수업시간에 태도부터 다르다. 

학생들은 담임선생님을 닮는다.
담임선생님 스타일대로
반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사람을 지도하는 것은
기계적인 기술, 지식의 전수와 더불어
그 전술을 가지고 있는 사람,
자기 자신(Self)을 전달하게 된다.

선수들의 표정이 좋았던 건
벤투 감독이 전인격적인 면에서 선수들을 생각하고
또 그 생각을 대표팀 운영에서 보여줬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그 열매가 월드컵 끝나고 한국에 남아 밑거름이 되길 바란다.

이번 월드컵에서 K리그 선수가 2골을 넣었다고 하던데..
(조규성 선수라고 알고 있는 데 맞는지 모르겠다.)
그것만 봐도 벤투가
다양한 선수들을 배경이나 이름만 보고
기용하지 않았고, 전문가로서 근거를 가지고
자격 있는 사람들을 뽑고 지도했다고 본다.

여섯,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기억

 

우리의 꿈은 어디에 있는가?

 

2002년 월드컵 4강에서 독일에 패배한 후
터키와 경기를 치르고 관중석에
"꿈은 이루어진다. K-리그"
모두가 글자를 만들었던 게 생각났다.

그리고 K리그의 발전이 가장 중요하다.
모두 입을 모아 외쳤다.
그 말은 그냥 K리그 표 많이 팔아서
잘 먹고 잘살자는게 아니라고 생각한다.
충분한 실력을 기진 선수풀이
형성되는 문화와 시설, 교육을 갖추자는
말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말은 어디갔는가?
그 꿈은 어디 있는가?

원래 잘나갈 때가 제일 위험할 때
지금 한 번 점검해봐야 하지 않을까?
벤투 감독의 뚝심과
올바른 목표를 향한
꺾이지 않는 마음이
우리에게 주는 팁은 무엇일까

벤투 감독이 남기고 간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 더 발전시켜나가야 할지
고민하고, 힘을 합쳐야 할 시기이다.

 

 

마지막,

욕먹는 축구 협회, 무엇이 문제인가?

 

돈만 원하는 축구협회. 그것도 나는 이해한다. 그것도 나는 이해한다. 돈이 없으면 뭘 할 수 있단 말인가.. 하지만 그것 때문에 축구발전을 저해하진 말았으면 한다. 물론 벤투 감독도 경기 운영에서 실수했던 일도 있었고, 완벽한 사람은 아니지만 이 분이 오셔서 한국에서 보여줬던 것이 한국 축구 발전에 주는 교훈이 많다고 생각한다. 한국 여론이 뛰어난 한 두 명의 스타와 눈앞의 승리만을 운운할 때 파울루 벤투는 한국 축구협회와 했던 초기의 약속을 잊지 않고 고집스럽게 자신이 계획했던 축구를 이리저리 실험해보고 정착시키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또한 그는 선수들을 한번 사용하는 장기판의 말처럼 생각하지 않고, 한 사람의 인생 전체를 생각하고 그들의 성장을 위해 돌보고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전략/기술적인 것은 언급할 수 없다. 난 축알못이기 때문에 하라고 해도 못한다. 그건 전문가들의 일이다.

그냥 여론 기분만 살랑 맞춰주고 우리 끼리만 정신승리하면 되나? 정말 국민들을 기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진짜 조금이라도 있다면 멋있는 축구를 보여줘라. 스포츠 정신을 바탕으로 진실하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줘라. 세상에 자기 일 열심히 잘 해내 내는 사람만큼 사람의 마음에 감동을 주는 것도 없다. 아마, 축구 협회는 이번에도 그냥 한국 축구팬들이 좋아할 만한 사탕발림을 던져주고 진정시키면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축구가 무슨 표심 얻는 정치판도 아니고 말이다. 진짜 본질은 그게 아닌데 말이다. (축협도 사람모인 곳이니 내부에 각종 욕심과 정치, 융통없는 경영이 있을테지만..)

내가 묻고 싶은 것은 동네 축구를 하고 싶은가. 아니면 세계 무대에서도 통하는 멋진 축구를 구사하는 축구를 하고 싶은가. 그럴려면 최대한 다른 나라의 축구 선수들과 많이 부딪쳐 봐야 한다. 한번 겪어 본 것과 아무 것도 모르는 것은 천지 차이다. 말로 전해 들은 것, 영상으로 대신 본것도 몸으로 부딪힌 것을 대신 할 수 없다. 그래서 최대한 우리가 이기고자 하는 나라의 선수들과 더욱더 많이 부딪쳐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축구 전문가로서 앞으로 한국 축구가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어떤 목표를 가지고 있으냐 하는 것이다. 축구 협회는 앞으로 한국 축구에 대한 몇 개년도 계획과 그 목표, 롤모델 뭐 이런 거나 있을 런지.... 이 블로그 본다면 축구 협회는 그런 목표부터 정하고 명확히 하시길 바란다. 심지어 자동차를 타고 운전을 해도 최종 목적지가 있어야 한다. 어디로 가는지 알지도 못하는 차를 타면 그 끝이 어디가 될 것인가... 대한 축구 협회의 말을 들었을 땐 아무것도 알 수가 없으니... 누가 신뢰 할 수 있을까. 게다가 "애국심이 가장 높은 사람"이 차기 감독을 뽑는데 가장 중요한 요건이라니..
한국 축구, 행운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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