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쯔뷔센 주기_다른 사람과 함께 살 준비가 되었나요?

독일생활백서

by The 1975 2022. 10. 9.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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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는 집 

나는 2인 WG에 산다. 2인 WG, 독일어로는 “2er WG”다. 방 2개의 집에 두명이 각각 방에 살면서, 주방, 욕실을 공유하며 사는 것이다.

혼자 사는 집은 Einzimmerwohnung, 1-Zimmer-Wohnung, Single Studio, 1 Room Apartment라고 부른다. 예민해서 원룸 아파트에 살고 싶었지만, 이상하게도 매번 날짜가 조금씩 맞지 않았다. 하지만 유일하게 날짜가 맞는 집이 지금 사는 이 집이었다. 내 베게메이트(집에 같이 사는 사람)는 한국인이다. 연주 활동으로 집에 거의 계시지 않는다. 그 동안 거의 혼자서 원룸 아파트에 사는 것 처럼 살았다. 혼자 있으니 좋은 것 같았지만, 그리 좋은 것은 아니었다.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이 않았지만 아무 변화 없이 먼지만 쌓여가는 방을 보고 있으면 마치 물 위에 죽은 물고기가 물에 둥둥 떠있는 걸 보는 느낌이랄까? 죽어 있는 방을 보는 느낌이다. 

 

독일에서 연주가 있어 오랜만에 베게메이트가 집에 왔다. 지난 번에 밥을 사줘서 내가 밥을 사기 위해 도착하는 날 저녁을 먹었다. 나는 비어 있는 방을 그냥 놔두는 건 나에게도 좋지 않은 것 같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베게 메이트도 오랫동안 비어 있는 방의 월세와 부대비용을 내야 한다고 쯔뷔센을 주고 싶다고 했다. 올해 가스비가 어마어마하게 올랐다. 월별 가스비가 최소5배 이상 오를 것 같다. 상의 끝에 빈방을 놔두지 않고 쯔뷔센 놓기로 했다.

쯔뷔센은 단기 임대다. 예를 들어 내가 6개월동안 인턴을 하기 위해 프랑크푸르트에 지내야 한다면 내 방을 비워 놓고 가야 한다. 이 방을 그냥 놔두지 않고 단기로 방이 필요한 사람에게 방을 임대해 준다. 이것이 쯔뷔센이다. 독일어로 zwischen ~와 ~사이라는 뜻이다.

나와 내 생활공간 설명하기

방 주인은 아니지만 같이 살 사람은 나이기 때문에 조금 수고스럽지만 내가 들어올 사람을 구하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곧바로 사람을 찾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하노버 학생회, 베를린리포트에 올라온 글을 보며 쯔뷔센 찾는 분들 중 날짜가 맞는 분들에게 메세지를 남겼다.

우선 집 형태를 설명해준다. 2인 WG라고 소개를 한 뒤 방이 비어있다고 알려준다. 집의 구조와 사용조건 및 월세, 안멜둥여부 등을 알려 준 뒤 내 소개를 한다.

내 소개를 하는 이유는 이 집에 와서 사는게 어떤 느낌일지 예측할 수 있도록 내 생활 패턴과 성격에 대한 설명하는 것이다. 내가 뭐하는 사람인지 설명한다 "저는 00대학에서 XXX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내 생활 패턴을 간단하게 설명한다. 예를 들면, "전 보통 아침 7시-저녁 6시 스케줄로 주말을 포함해서 매일 학교에 나갑니다. 가끔 랜덤하게 집안일 때문에 집에 있을 때도 있어요." 마지막으로 내 성격에 대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저는 조용하고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베게 친구와 집에서 뭘 같이 하지 않지만 마주치면 인사하는 정도입니다." 마지막으로 집 사진을 찍어서 보내준다. 상대방이 이 집에 와서 살면 어떤 느낌일지 대충 상상이 된다. 사람들과 왁자지껄 하게 함께 지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다른 집을 알아 볼 것이며, 나와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저도 혼자 있는 걸 좋아해요. 집 사진이 깔끔하고 좋아보이네요. 집에 들어 갈 수 있을 까요?" 라고 답장이 온다.

다른 사람과 공간을 공유한다는 건 생각보다 신경쓰이는 일

이렇게 나에 대한 설명을 해야 하는 이유는 낯선 사람과 한 집에서 생활 공간을 공유하며 산다는 것은 의외로 신경이 많이 쓰이는 일이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베게에서 한국인과 살 때 의외로 트러블이 많았다.

WG는 법적으로 친구를 데려와도 위반사항이 아닐 뿐더러 심지어 친구를 초대해 약 6주까지 집에서 같이 살 수도 있다. 하지만 집은 지극히 개인적인 곳이며 유일하게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이다. 낯선 사람이 오는게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한다면 고려해야 할 상황이다. 친구가 오래 거주하는 경우 친구가 사용하는 비용을 다른 사람이 나눠서 내야 하는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여자 독일인 2명이 살고 있는 집에 쯔뷔센으로 들어가 살았다. 어느 날 베게메이트가 독일인 친구를 데려온 적이 있었다. 친구가 있는 지 모르고 부엌에 들어갔는데.. 모르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깜짝 놀라..내가 무척 긴장한 티를 냈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그 친구들도 불편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내 모습을 보고 어떻게 알았는지 이후 내가 집에서 나갈 때까지 한번도 친구를 집에 데려오지 않았다.

하지만 내가 같이 지났던 한국인은 달랐다. 어느 날 부터 뜨문 뜨문 친구를 데려오더니 내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점점 친구를 데려오는 일이 잦아 졌다. 자주 집에 오니 편할리가 없다. 이야기 하자. 이 한국인은 절대로 굽히지 않았다. 4시간 동안 이야기 했지만, 타협점을 찾이 못했다. 집에 친구가 온다고 문자가 오면 집에서 편히 쉬고 싶으니 몇 시 이후에는 나가 달라고 매번 알렸다. 나도 돈을 내는 내 공간에서 편히 쉴 권리가 있다.

 

 

독일어 수업에서 다른 국제유학생들에게 가장 짜증나는 일은? 이라는 질문을 하니 “같이 사는 친구가 부엌을 사용하고 정리하지 않을 때” 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샤워하고 난 후 하수구의 머리카락 정리, 부엌정리 정도는 빼 놓지 않고 하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내 경험 상 한국 남자분과 두 번씩 함께 살았고, 또 한국 여자분 두 분과 함께 단기로 살았다. 남자분들은 한 두 번씩 샤워후 정리를 빼 먹는 경우가 있었다. 반면 한국 여자분들은 씩씩하게 갈무리를 잘 하셨다. 다음에 사용하는 사람을 생각한다면 내가 사용한 자리를 깔끔하게 정리하는건 기본 중에 기본이다.

 

베게에서 사는데 가장 좋은 것은 의사소통을 자주 많이 하는 것이다. 알아서 하겠거니라고 생각하고 그냥 지나가면 골이 깊어져 집에 들어오는 것이 불편해질 수도 있다. 궁금하면 망설이지 말고 물어보고, 부탁할 것이 있으면 요청한다. 의야하다고 생각되는건 주체하지 말한다. 상대가 나의 생활방식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 할 때는 지적한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 걱정이 되니 말하는 것이라 생각하고 자연스럽게 설명하거나 하면 될 것 같다. 

쯔뷔센 계약서 작성하기 Untermietvertrag

내 옆방에는 곧 한국인 음악가분들이 쯔뷔센으로 들어오게 된다. 들어올 분들에게 보낼 쯔뷔센 계약서를 작성했다. 쯔뷔센은 집주인과 직접 계약하지 않고 방을 세주는 사람과 계약한다. 그래서 Untermieten라고 말한다. 빈 방에 들어 올 사람은 나와 계약서를 작성한다. 이 경우 방을 세주는 사람을 Hauptmieter라고 부르고, 쯔뷔센으로 방에 들어오는 사람을 Untermieter라고 말한다. 이 때 사용하는 계약서를 Untermietvertrag이라고 한다. 독일인 WG에 있을 때 받았던 쯔뷔센 계약서를 공유해 본다. 

그림1_쯔뷔센 계약서_Untermietvertrag_

 

 

독일에 살면서 WG문화가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WG라고 무조건 사람들과 친하게 같이 어울려 사는 것은 아니다. 베게메이트와 잘 어울리는 ‘Keine Zweck WG’(카이네쯔벡베게)가 있고 단지 미테(월세)와 네벤코스텐(부대비용)만 나눠내기 위해 같이 사는 ‘Zweck WG’(쯔붹베게)가 있다. (Zweck(쯔벡)은 목적이라는 뜻.)

 

계약서를 작성하려면 미테도 정해야 하고, 쯔뷔센으로 산다면 날짜가 30일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1일 월세를 정한 다음 월별 미테를 정해 집세를 정해야 하는데 이것도 해보지 않아서 실수 투성이였다. 

 

무엇을 함께 사용하고 무엇은 따로 사용할지 생각해야 하고, 침구는 사용하게 할 것인지, 사용 후에는 세탁해 놓고 가져가도록 정할 것인지 등등 혼자 있을 땐 그냥 사용하면 될 것을 일일이 결정하고 생각해야 했다.

 

혹시 Untermietvertrag (독일어, 워드파일) 문서가 필요하신 분이 계시다면 이메일과 함께 댓글을 남겨주세요. 파일 또는 다운로드 링크를 보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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