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한국}옥천 둘레길(향수호숫길): 아름다운 충청도의 숨은 진주

일기

by The 1975 2022. 4. 2. 22:28

본문

반응형

옥천 향수호숫길

넒은 대청호를 따라 걷는 길 정말 아름답다.!

이번에 한국에 갔다가 자가격리가 끝나자마자 어머니께서 확진을 받으셨는데, 60대 중반이심에도 다행히 큰 증상은 없으셨다. 치료 및 격리가 끝나고 나서 옥천둘레길(향수호수길)을 다녀 왔다. 처음부터 둘레길을 간 건 아니었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바람 쐬면서 기분 전환이나 하고 싶어서 옥천에 있는 "육영수여사 생가"에 갔다. 그런데, 마침 월요일이라 휴관이었다. 날씨가 좋아서 앞에 마련된 벤치에서 잠쉬 쉬었다. 햇살이 바로 위에서 내리 쬐고, 조용하고 아늑한 느낌이 들었다. 정감이 있는 동네였다. 여기서 햇빛을 쬐면서 잠시 쉬었다. 문득 여기 온 김에 나는 이전에 들어 알고 있던 옥천 둘레길을 가보고 싶었다. 벤치에 앉아 카카오 네비에서 '옥천둘레길'을 검색했다. 하지만 나오지 않았다. 이유는 옥천둘레길의 진짜 이름이 "옥천향수호수길"이기 때문이다. 난 이걸 모른채 옥천둘렛길로 고집스럽게 검색했다.. 결국 어떤 분이 블로그에 올려주신 정보를 따라 더음더듬 찾아 갈 수 있었다.

육영수여사 생가 앞에서: 벤치에서 쉬는게 좋았다.

옥천향수호숫길 가는 법

옥천향수호숫길 가는 길은 대청호 쪽에서 가는 방법옥천선사공원 주차장에서 가는 방법이 있다. 우리는 선사공원에 주차하고, 도로를 건너 오르막길을 올라갔다. 바로 향수호수길 안내표지판이 나왔다. 산책로는 물비늘 전망대를 지나 황샛길을 지나 대청호 둘렛길과 이어졌다. 어디까지 갈지 정하지 않고 우선 걷기 시작했다.

물비늘 전망대

호수길을 걷다가 가정 먼저 마주치는 것은 물비늘 전망대이다. 물비늘 전망대는 조금 낡았긴 한데, 전망대로 가는 다리를 건널때 눈 앞에 대청호 풍경이 점차적으로 넓게 눈에 들어오는데.. 이게 다리가 조금 휘어져 있어서 한발 한발 내딛을 때마다 점진적으로 확장되는 시퀀스가 굉장히 멋있다. 한국에도 이런 곳이 있다니 !! 다리위에서 한 발 한 발 내딛는데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망대에서 180도 이상 넓게 펼쳐지는 대청호를 바라보는 것도 멋있었다.

시인 정지용의 고향

호수길이 시작되는 옥천군 수북리는 한국 현대시의 새로운 시대를 개척한 선구자로서 평가 받는 시인 정지용의 고향이다. 향수호수길도 정지용의 시 "향수"와 "호수”에서 따온 이름이다. 길을 걸으면서 저절로 정지용의 시 구절이 떠올랐다. 넓은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즐대는.. 실개천이 휘돌아나가고 … 차마 그곳이 잊힐리야. 내가 정지용이래도 어릴적 보았던 대청호의 풍경은 못잊을 것 같다. 이런 곳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면 시상이 저절로 나올 것 만 같았다. 풍경을 보고 감탄하느라 사진을 많아 찍진 못했다. 사진보다 직접 보는게 훨씬 멋있다.

다람쥐 쉼터

물비늘 전망대를 지나면 그 다음엔 다람쥐쉼터가 나온다. 이름만 다람쥐 쉼터가 아니라 진자로 옆에 다람쥐들이 돌아다녔다.. 헐..이거 누가 기획하셨는지 골목 골목마다 이름을 잘 지었다. 이런 공원을 기획하는 걸 직업으로 하는 사람이라도 있는 걸까? 다람쥐는 우리를 의식하지도 않고 도토리를 찾기 바빴다. 도토리는 줍지 말고 다람쥐에게 양보하세요.~! 지구는 인간만 살기 위한 곳이 아닙니다.


단점

호숫길은 순환길이 아니다..

다람쥐 쉼터를 지나고 더이상 가지 못했다. 우린 배가 너무 고팠다. 저 멀리 장계관광지까지 갔어야 했다. 멀리서 보더라도 지금보다 더 멋진 풍경이 나올 것이 분명한데, 아쉽게도 우리의 체력은 바닥나버렸다. 롯데리아 새우버거 햄버거 하나라도 싸왔으면 끝까지 갈 수 있었을 것이다. 다음을 기약한 채 집으로 돌아갔다. 여기서 호숫길의 단점을 발견하게 된다. 호숫길이 순환길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친 몸으로 다시 주차장으로 같은 길을 돌아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배가 고파서 더 그렇게 느껴졌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너무너무너무너무~ 아름답다 돌아오는 길에는 또 다른 풍경을 볼 수 있으니 이것도 좋다.

왜 옥천군은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홍보하지 않는가?? 멋진 풍경에 감탄하다가 이렇게 멋진 곳에 사람들이 얼마 없다는 것이 안타까워 불평도 했다. 근데, 홍보를 안해서가 아니라 단지 코로나 때문에 사람들이 없었던 것 같았다. 옥천 호숫길에서 바라본 대청호는 독일에서 온 내 눈에는 오스트리아의 작은 호수 할슈타트에 비할 바가 안 될 정도로 아름답다. 이전에는 한국의 모든게 익숙해서, 한국과 다른 무엇과 비교할 만한 경험이 없어서 어렸을 때 본 한국의 자연은 진부한 주변 풍경일 뿐이었다. 하지만 외국에 나가 보니 한국만큼 이렇게 좁은 공간에 아름답고 다양한 자연환경과 관광지를 가진 곳도 드물다고 생각한다. 또 유럽의 화려함과는 다르게 한국만이 가진 아름다운 선이 있다. 부드러운 능선이 그려진 넓은 하늘, 여백의 미가 느껴지는 부드러운 곡선이 한국의 자랑이다. 이런 분위기는 사람을 차분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지역마다 지역색이 나름 뚜렷하고, 지역 특산품도 다양한게 굉장히 매력적이다. 독일에 살다 보면.. 소세지 밖에 없다. 맥주도 지역 맥주인데.. 사실 술과 고기 말고는 특별한게 없는 것이다. 한국은 자심감을 가져도 된다. 한국은 빠르게 변하기도 하고, 좁은 곳에 여러 자연이 있어서 굉장히 다이나믹한 곳이다. 유럽은.. 그에 비하면 지루하다. 몇년 살다 보면…맨 교회 뿐임 ㅋㅋㅋ 이전에는 내가 한국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눈이 없었던 것이다.

내가 옥천 주변에 산다면 주말 토요일 아침 옥천 호숫길을 걸을 것 같다. 나처럼 자연속에서 걷기를 좋아한다면 이 곳에 한번 가보기를 추천한다. 나무들 사이를 천천히 걸으면서 일주일 동안의 쌓였던 피로가 씻겨질 것이며, 고요한 호수는 스트레스로 힘들었던 마음에 고요한 평화를 안겨줄 것이다.

옥천향수호숫길 주변은 아름다운 자전거 도로도 유명하다. 시간이 부족해 가보지 못했다. 독일로 돌아온 지금도 대청호의 멋진 모습과 고즈넉한 분위기가 떠오른다. 한국에 또 오게 된다면 대청호 둘레길까지 꼭 가볼 것이다. '육영수 여사 생가'와 '정지용생가'도 둘러볼 생각이다. 마지막으로 이런 곳에 별장이 있다면 정말 행복할 것이다.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