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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계엄령까지 언급한 무한도전의 거대한 세계. 한국 사회문화 관통한 무한 도전 괜히 전국민의 토요일 책임졌던게 아니다.

독일생활백서/독일에서 본 한국

by The 1975 2024. 12. 4. 1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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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능 역사에서 <무한도전>만큼 오랜 시간 사랑받은 프로그램은 찾아보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2005년 4월 23일에 Mbc에서 처음 방영한 무한도전은 2018년 3월 31일까지 무려 13년동안 대한 민국 예능사에 깊은 족적을 남겼습니다. 종영한 지 한참 지난 지금도, 이 프로그램은 여전히 한국인의 의식 속에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벌어진 2024년 비상계엄령 사건과 관련하여 무한도전의 한 에피소드가 다시 회자되며, "무한도전 성지설"은 계속 되고 있는데요. 도대체 무한도전이 어떻게 예능계를 넘어 정치와 사회적 사건까지 '예언'했다고 평가받는 걸까요? 제 개인적인 생각을 한번 담아 봤습니다.
 
2024 비상계엄령과 무한도전, 예능계의 노스트라다무스
어제부로 2024년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자, 무한도전의 과거 영상 중, "비상사태", "계엄"을 언급했던 에피소드가 회자 되었습니다. “(시청률 특공대)봄날은 온다”편 였는데요. 신기하게도 마치 한국 정치의 미래를 예언한 듯한 느낌을 주는데요..
 

박안수 2024 비상계엄령

 

 
 
사실 전 무도를 안봤습니다. 티비 자체를 안봤고, 이때 대학원에서 공부하기 바빴는데요. 왜 그렇게 한국인들은 토요일 저녁만되면 무도를 보는 걸까? 도데체 무슨 꿀단지이길래 저러나 생각해본 적이 많습니다. 무한도전은 단순한 예능을 넘어, 마치 현실의 축소판 같은 프로그램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김태호 PD와 작가진은 우아하게 매회 새로운 아이디어로 웃음을 선사했지만, 그 안에는 마치 오리가 물 속에서 무한 발차기를 하는 것 처럼..한국인의 방대한 역사와 문화를 모두 훑어 에피소드에 녹아 낸 것 처럼 보입니다. 그래서인지, 무한도전이 방영한 수많은 에피소드 속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 현실에서 재조명되는 경우가 많은 것입니다. 정말 철저하게 시청자인 대한민국 국민들의 머리속에 무엇이 있는지 생각하고 만들어졌던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런면에서 김태호 피디가 프로그램을 참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매년 새로운 성지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무한도전의 성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논란
무한도전은 스포츠와 국제 정세를 풍자한 에피소드에서 정치와 스포츠의 갈등을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후 베이징 올림픽에서 실제로 불거진 편파 판정 논란이 있었고요. 무한도전의 해당 에피소드를 소름 돋는 예언으로 만들었습니다.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와의 놀라운 일치
드라마 속 주인공 우영우의 특징인 앞뒤가 같은 말을 사용하는 장면은 무한도전의 '우천 시 취소' 특집에서 등장한 앞뒤가 같은 단어 퀴즈(기러기, 오디오, 토마토 등)와 닮아 있습니다. 또한, 우영우가 법적 개념을 설명하는 장면 역시 과거 무한도전에서 정준하가 "통상손해와 특별손해"를 언급했던 장면과 일치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팬데믹과 호날두 노쇼
무한도전은 팬데믹 상황을 암시하는 듯한 설정(집에서 누워만 있었다)와 호날두의 논란(노쇼 사태)을 풍자한 에피소드를 방영한 적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실제로 이런 사건이 일어나자, 해당 장면들이 마치 미래를 내다본 예언처럼 재조명되었습니다.
 
유희열 표절 논란
과거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유희열이 만든 곡을 유재석이 농담 삼아 다른 곡들과 비교하며 "베끼지 말라"는 자막이 등장했던 장면이, 이후 유희열의 표절 논란과 겹치며 "무도의 예언이 또 적중했다"는 반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전국노래자랑 김신영 MC 발탁
송해 선생님의 뒤를 이을 전국노래자랑 MC로 김신영이 발탁된 것도 무한도전의 과거 장면과 연결됩니다. 무한도전의 '무한걸스' 멤버들이 등장하는 에피소드에서 김신영의 화면에 "전국노래자랑"이라는 자막이 뜬 장면이 있었던 것입니다.
 
걸그룹 이름과 히트곡
오마이걸과 스테이시 같은 이름들이 무한도전의 윷놀이 특집에서 자막으로 등장하거나 농담으로 언급되었는데, 이후 실제 걸그룹으로 데뷔하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최근 정우성 씨의 혼외자 논란
이것이 언론을 통해 불거졌을 때, 많은 네티즌들은 무한도전의 과거 장면을 떠올렸습니다. 정우성이 게스트로 출연했던 에피소드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이 "너무 완벽해서 나중에 뭔가 폭탄이 터질 것 같다"는 농담 섞인 말을 했던 장면이 소름 끼치게 재조명된 것입니다. 결혼은 안했지만, 아이는 있다 라는 장면 또한 소름이 돋습니다. 
 
뉴진스의 데뷔곡과 무한도전의 춘향전 특집
당시 유재석이 흥얼거린 멜로디는 단순한 애드리브처럼 보였지만, 뉴진스의 음악과 연결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뉴진스의 멤버로 유재석을 추가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4세대 걸그룹 뉴진스의 데뷔곡 ‘Attention’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감각적인 뮤직비디오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곡의 멜로디와 분위기가 무한도전의 춘향전 특집에서 유재석이 그네를 타며 흥얼거렸던 멜로디와 비슷하다는 점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대형 스타디움에서의 단체 춤
BTS도 무한도전에서 시작? 무한도전은한 특집에서 대형 무대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을 연출했는데, 이 장면은 당시에는 단순한 웃음을 위한 연출이었지만, 이후 K-팝이 전 세계를 강타하며 대형 스타디움 군무가 흔한 풍경이 된 지금, 마치 예지몽처럼 느껴지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소름 돋는 사례는 최근 전 세계를 사로잡은 대형 스타디움에서의 단체 춤 공연입니다. BTS와 같은 글로벌 스타들이 선보이는 군무 퍼포먼스가 무한도전의 과거 에피소드에서 이미 예견된 바 있습니다.
물론, 단순한 농담이었겠지만, 시간이 지나 이런 사건이 터지면서 마치 예언 같은 느낌을 주었습니다. 그저 우연일까요, 아니면 무한도전 작가진의 뛰어난 통찰력일까요?
 
 

무한도전, 한국인의 세계관을 꿰뚫다

무한도전의 이러한 "예언들"이 특별하게 느껴지는 이유는 단순히 우연이 반복되었기 때문만은 아닙니다. 김태호 PD와 작가진은 한국 사회와 문화의 흐름을 예리하게 분석하고 이를 프로그램에 녹여낸 것 같습니다. 예능도 다 대본일 텐데.. 와 이렇게 구성하는게 쉽지 많은 않았을 것 같아요. 현재의 ai 가 해낼만한 일들을 작가들과 함께 한 것이라고 보여집니다. 그 결과, 당시에는 단순한 농담처럼 보였던 장면들이 시간이 지나 실제 사건이나 트렌드와 연결되는 놀라운 결과를 만들어낸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하고 나니 그때 무한 도전이 사랑받았던 이유는 단순히 재미있어서 만이 아니었구나..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한국인의 무의식과 세계관을 깊이 이해했고, 이를 예능이라는 틀 안에서 유쾌하게 표현한 것이라구요. 단순히 한 세대뿐 아니라 여러세대를 어우르는 소재를 녹여냈기에 그랬던 거라구요. 무한도전이 다룬 주제는 모두 깨알 같이 정치, 사회, 연예계를 넘나들며 한국인의 집단 무의식과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래서일까요....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무한도전을 보며 현실과 연결점을 찾고, 프로그램 속 장면들이 예언처럼 느껴지곤 합니다. "한국 예능계의 노스트라다무스"라는 별칭이 결코 과장이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연결을 만들어낸 김태호피디와 작가분들의 감각과 노력에극찬을 보냅니다. 저는 무한도전이 단순한 예능이 아니라, 현실을 반영한 문화 콘텐츠의 보고로 기억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도를 만들었던 김태호 PD
김태호 PD는 2001년 MBC에 입사하여 다양한 프로그램을 연출하며 주목받았습니다. 특히 2005년부터 2018년까지 방영된 <무한도전>은 그의 대표작으로, 한국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습니다. 김태호 피디가 처음 발탁 될 때, 상당히 방송국 피디 같지 않은 자유로운 패션으로 주목받았다고 하는데요. 오히려 방송국의 프레임에 갇히지 않은 사람이어서 저는 좋았다고 생각했었어요. 김태호 PD는 무한도전의 성공 이후에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는데요. 2018년 8월, 해외 연수를 마치고 귀국한 후  놀면 뭐 하니?를 연출하여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후 2022년 1월, 21년간 몸담았던 MBC를 떠나 독립 제작사 TEO를 설립하였습니다. 2024년 6월에는 JTBC와 협업하여 <마이 네임 이즈 가브리엘>이라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출연진이 낯선 곳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72시간을 살아보는 독특한 콘셉트를 담고 있었는데요. 큰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김태호 피디는 이 세계관을 자신의 제작사 TEO를 통해 구현한 것로 보입니다. 바로 지구마불 세계여행 시리즈입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은 여행 크리에이터들과 함께 세계 각지를 여행하며 주사위에 운명을 맡기는 독특한 형식으로 큰 화제를 모았습니다. 그리고 대형 여행크리에이터들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방송도 되었지요. 현재 시즌3 예고편을 올라와 있더라구요. 김태호 PD는 예능 시장의 변화에 대해 "콘텐츠는 넘쳐나지만 예전 같은 '국민예능의 시대'는 이제 끝났다고 본다"라고 언급하며, 자신이 생각하는 "좋은 예능은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을 펼치려고 노력하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가 만드는 새로운 예능 프로그램은 지금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습니다.
 
결론: 레전드는 계속된다
무한도전은 단순히 웃음만 주는 예능이 아니라, 한국인의 세계관과 무의식을 모두 아우르는 콘텐츠였습니다. 프로그램 속 농담과 자막, 설정들이 시간이 지나 현실과 겹쳐지는 놀라운 순간들은 무한도전을 예능계의 노스트라다무스로 자리 잡게 만들었습니다. "무도의 세계관은 끝이 없다."라는 말처럼, 무한도전은 한국 대중문화에 깊은 흔적을 남겼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재조명 되면서 그 영향력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방송된 동안 방대한 콘텐츠를 통해 웃음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적 모습을 담아낸 무한도전, 이 과정에서 방영된 수많은 장면이 시간이 지나 실제 사건과 연결되는 것, 그 중심에는 김태호 PD와 작가진의 탁월한 창의력이 자리 잡고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2024년, 우리는 여전히 무한도전을 통해 사회를 바라보고, 그 안에서 답을 찾아가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무도를 추억합니다. 한국인의 정신세계를 관통했던 가장 한국적인 예능 프로그램.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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